《Hades》는 죽음을 반복하며 탈출을 시도하는 게임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 이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단순한 ‘승리’가 아닌, 관계의 회복과 자기 이해라는 깊은 주제를 던진다.
그리고 그 모든 정점에 흐르는 노래, ‘In the Blood’.
이 곡은 전투를 잠시 멈추게 하고, 플레이어로 하여금 ‘당신은 왜 이 게임을 반복하고 있는가’를 묻는다.
1. 곡이 등장하는 순간 – 전투가 아닌 서사의 중심
🎭 배경 설명
주인공 자그레우스(Zagreus)는 지하 세계를 빠져나가기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죽는다. 하지만 그 여정은 단순한 탈출이 아니라 잃어버린 어머니 페르세포네를 만나기 위한 여정이다.
여러 번의 실패 끝에 마침내 그녀를 만나는 장면에서 처음으로 In the Blood가 흐른다.
📺 첫 등장 장면의 연출
- 강렬한 전투와 이펙트가 사라진 조용한 필드
- 카메라가 부드럽게 줌인되며, 페르세포네가 등장
- 자그레우스가 천천히 걸어가 대화를 시작
- 그 순간, 기타와 바렛의 목소리가 조용히 흐르기 시작
이 장면에서 게임은 플레이어의 손을 잠시 멈추게 한다. 전투도, 결정도 없고, 오직 음악과 서사만이 남는다.
2. 음악 구조 분석 – 고백처럼 흐르는 곡
🎼 기본 정보
- 작곡: Darren Korb
- 보컬: Ashley Barrett
- 조성(Key): E Minor
- 템포: 중간 느림 (♩= 85)
- 구성: Verse – Chorus – Verse – Bridge – Chorus 반복
🎸 악기 구성
- 인트로: 어쿠스틱 기타 아르페지오 - 중반: 베이스, 퍼커션, 보코더 배경음 추가 - 후반: 2중 보컬 → 화음 → 단독 코러스 클로징
전체적으로 동요에 가까운 단순한 코드 진행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보컬의 감정 변화로 서사를 끌어올리는 구조이다.
📐 코드 진행 예시
Em – C – G – D
(한 주기의 끝에서 다시 시작되는 구조 → 반복의 메타포)
3. 가사 해석 – 사랑과 피의 윤회
🎙 가사 일부 (해석)
“In the blood, the broken binds we made In the blood, the sacrifice we paid”
이 구절은 피로 이어진 가족, 그리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만든 유대를 뜻한다.
“All is lost again, but not for long.”
반복적인 실패 속에서도 ‘잃은 것 같지만,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을 건넨다.
💡 상징성 요약
| 상징 | 의미 | |------|------| | Blood | 가족, 유전, 운명 | | Sacrifice | 아버지 하데스, 어머니 페르세포네의 선택 | | Again | 게임 내 반복 구조의 메타포 | | Voice | 어머니의 목소리이자, 내면의 소리 |
이 곡은 자그레우스의 이야기를 담았지만, 동시에 플레이어 자신의 감정도 담아낸다.
4. 감정 설계 – 음악이 만든 ‘멈춤의 공간’
‘In the Blood’는 전투 중심 게임인 Hades에서 유일하게 플레이어가 감정을 비워낼 수 있도록 ‘멈춤’을 설계한 음악이다.
📌 효과적 대비 연출
| 전투 음악 | In the Blood | |------------|---------------| | 빠른 템포 | 느린 아르페지오 | | 강한 드럼, 리프 | 부드러운 보컬, 스트링 | | 아드레날린 중심 | 감정 회복 중심 | | 액션 몰입 | 감정 이입 |
이 대비는 “전투 = 겉으로 보이는 나”, “노래 = 내가 정말 원하는 것” 이라는 구조를 만들어낸다.
🎧 감정의 흐름
- 처음에는 조용한 이질감 → “어? 음악이 바뀌었네?” - 이후 집중 → “이 장면은 뭘 말하는 거지?” - 마지막 후렴 → “아… 이 게임이 결국 이 얘기였구나…”
음악은 플레이어의 뇌를 ‘전투 모드’에서 ‘공감 모드’로 전환시키고, 그 감정은 게임을 다시 보게 만든다.
5. 제작 비화 & 작곡가 철학
다렌 코브(Darren Korb)는 이 곡을 “Hades의 정서적 정점”으로 두고 작곡했다.
“우리는 이 곡이 단지 사랑 노래가 아니라, 반복되는 인생의 고통 속에서도 연결을 다시 꿈꾸는 노래가 되기를 바랐어요.” – Darren Korb
보컬 애슐리 바렛의 목소리는 사랑, 두려움, 희망, 수용을 한 줄기 숨결처럼 담아낸다.
이 둘의 콜라보는 Hades 이후 ‘Supergiant 사운드’의 대표적 아이덴티티로 자리잡았다.
📚 결론 – 피보다 깊은, 음악이 남긴 감정
‘In the Blood’는 그저 서정적인 OST가 아니다.
이 곡은 플레이어가 ‘나는 왜 이 게임을 하는가’, ‘나는 누구를 만나려 하는가’, 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질문 끝에, 아주 조용한 목소리로 말한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야. 그 피는 기억하고, 그 노래는 계속 흐를 거야.”
🎧 다음 편 예고:
7부 – Shadow of the Colossus: The Opened Way – 거인의 발걸음, 희생의 음악
죽임이 아닌 구원의 선택은 가능했을까?
다음 편에서는 거대한 적과 마주한 순간, 음악이 어떻게 플레이어의 윤리를 흔들었는지 살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