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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게임 5부 – 닌텐도 DS와 DSi의 이중생활 (2005~2012)

by HaGT 2025. 3. 25.

그때 그 게임 5부 – 닌텐도 DS와 DSi의 이중생활 (2005~2012)

2000년대 중후반, 누군가 교실 뒤에서 몰래 꺼낸 하얀색 접이식 기기. 터치펜 하나로 게임을 하고, 영어 공부도 하며, 친구들과 무선통신으로 대결까지 가능했던 만능 머신. 그 이름은 바로 닌텐도 DS, 그리고 후속기기 DSi.

이번 글에서는 학습기라는 명분으로 손에 넣은 DS와 그 안에 담긴 수많은 추억들, 그리고 그 시대 학생들의 이중생활을 돌아봅니다.

1. 닌텐도 DS, 공부기인가 게임기인가

부모님께 DS를 사달라고 할 때의 공식 멘트:

“엄마, 이거 영어 단어 외우는 기계야.”
  • 영어 트레이닝, 브레인 에이지, 수학 연산 프로그램 등 진짜 학습 타이틀 존재
  • 하지만 현실은 ‘마리오카트’, ‘젤다’, ‘러브플러스’, ‘동물의 숲’이 주력 라인업
  • 게임하면서도 “이거 공부 앱이야~”라고 둘러대던 이중생활의 정점

심지어 DS Lite, DSi는 디자인까지 세련돼서 ‘가져만 다녀도 인싸’라는 감성템이었고, 친구들끼리 모이면 게임보다도 통신 기능이 먼저였습니다.

2. 무선통신과 피크토챗 – 우리의 비밀 채팅방

닌텐도 DS의 진짜 묘미는 ‘픽토챗’. 말로 못 하던 이야기, 그림으로 그린 감정, 급식 시간 약속까지.

  • 수업 시간 몰래 펜 꺼내서 “ㅋㅋ”, “ㅎㅇ” 주고받기
  • 그림으로 감정 표현 → 즉석 낙서 배틀
  • 피크토챗 방 이름에 ‘♥’ 들어가 있으면 은근 설렘

그땐 카카오톡도 없고 스마트폰도 없었지만, 우린 이미 DS로 실시간 감성 채팅을 하고 있었습니다.

3. 감성과 중독의 사이 – 동물의 숲, 러브플러스, 그리고 마리오

🔹 동물의 숲 – 평화로운 중독

현실보다 따뜻한 가상 마을, 매일 접속해서 편지 받고, 잡초 뽑고, 낚시하던 인생 루틴.

  • “너 오늘 새벽에 고래 잡았냐?”
  • 친구 마을에 놀러 가면 시간 순삭

🔹 러브플러스 – 손 안의 연애 시뮬레이터

DS 유저들 사이에선 금기이자 자랑. “지금 고백 이벤트 떴어… 조용히 해줘.”

  • 가상 캐릭터와의 교제, 데이트, 대화 시스템
  • 진짜로 헤드폰 끼고 감정 몰입하던 ‘찐사랑’ 유저들

🔹 마리오 시리즈 – 클래식의 재해석

‘뉴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는 DS 필수 타이틀 중 하나. 손 안에서 펼쳐지는 점프 액션, 동심 폭발

  • 2인 대전에서 일부러 발판 밀기
  • 눈싸움보다 화끈했던 파이어볼 싸움

4. DSi와 사진, 음악 – 감성 기능 강화

닌텐도 DSi부터는 카메라, 사운드 기능까지 들어오며 본격 멀티미디어 기기로 진화.

  • 셀카 찍고 낙서 – 지금 보면 완전 레트로 감성
  • ‘뮤직 플레이어’로 MP3 듣고 음악 속도 조절도 가능
  • 사진을 게임 캐릭터처럼 꾸미던 날들

DSi는 단순한 게임기를 넘어서 “나만의 취향이 담긴 디바이스”가 되었고, 친구들끼리 DSi 꾸미기 경쟁도 펼쳐졌습니다.

5. 닌텐도는 추억을 닫아놓은 상자였다

수업 시간엔 “영어 공부 중이에요~” 쉬는 시간엔 “이따 내 마을 와서 감 나눠 가져~” 집에선 이불 속에서 몰래 이어폰 끼고 데이트 시뮬레이션 플레이.

그때 우리는 진짜 ‘게임기 하나로 세상을 놀던 세대’였고, DS는 그런 세상을 열어준 우리 세대의 작은 마법 상자였습니다.

6. 마무리 – 그때 그 게임, 그때 그 시절

스타크래프트에서 시작해 PC방을 지나 PSP, 오락실, DS까지. 우리는 매 순간, 다른 기계와 공간 속에서 게임이라는 매개체로 친구를 만들고, 세상을 배우고, 감정을 나누었습니다.

‘그때 그 게임’은 단순한 회상이 아닌, 우리 성장기의 일부였고, 문화였고, 그리고 마음속 작은 우주였습니다.

📢 다음 시리즈 예고:

“게임 속 철학” 시리즈로 돌아옵니다! 바이오쇼크, 디트로이트, 니어 오토마타 같은 작품이 어떤 철학과 메시지를 담고 있었는지 깊이 있게 탐구해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