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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게임 1부 – 초딩 인생을 바꾼 스타크래프트 (1998~2001)

by HaGT 2025. 3. 23.

그때 그 게임 1부 – 초딩 인생을 바꾼 스타크래프트 (1998~2001)

1998년, 게임 한 편이 한국의 어린이, 청소년, 그리고 게임 문화를 바꿨습니다. 그 이름은 바로 스타크래프트(StarCraft). 컴퓨터 학원에서 처음 만나 친구 집 컴퓨터로 밤을 새며 플레이했던 그 시절, 스타는 단순한 게임이 아닌 ‘문화’였고, ‘학교’였으며, ‘경쟁’이자 ‘우정’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1998년부터 2001년까지, 초등학생의 인생을 바꾼 스타크래프트와 그 시절의 풍경을 함께 돌아봅니다.

1. 컴퓨터 학원 = 스타크래프트 학원

90년대 후반 초등학생에게 ‘컴퓨터 학원’은 단순히 타자 연습을 배우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남는 시간, 혹은 선생님이 잠시 자리를 비운 틈, 스타크래프트가 시작되는 순간은 모두의 눈빛이 달라졌던 시간이었습니다.

  • “오늘은 테란 할래?”, “난 질럿 rush 간다!”
  • 친구들끼리 빅게임헌터 4:4로 나눠서 저그/테란/프로토스를 연습
  • 쓸 줄도 모르는 단축키지만, 마우스를 미친듯이 클릭하며 손가락 연습
  • 학원 선생님이 돌아오면? “Alt+Tab”으로 빠르게 바탕화면으로 도망

심지어 어떤 학원은 수업이 끝나면 “스타 연습해도 돼요?”가 공식 질문이었고, 선생님이 전략까지 알려주던 곳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스타는 어린이들의 ‘첫 멀티플레이 전략 게임’이었고, 경쟁과 승부의 재미를 처음으로 알려준 게임이기도 했습니다.

2. 친구 집 랜선 파티, 4:4 빅게임헌터

그 시절은 랜선 한 줄만 연결하면 친구들과 직접 8인 멀티플레이를 할 수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학교 끝나고 “오늘 민수네 집에서 스타 하자!” 하고 몰려가던 기억, 다들 있으시죠?

  • 모뎀 소리, CRT 모니터, 그리고 펜티엄 컴퓨터의 팬 소음
  • 방 하나에 4~5명이 좁게 모여 앉아 번갈아 플레이
  • “미네랄 부족해요”라는 음성에 모두가 박장대소
  • “야 저그가 러시한다! 몰려와!!” 하며 외치던 그 긴장감

게임에서 지면 슬슬 눈치 보다가 “이 게임은 전략상 진 거야”라고 둘러대고, 이기면 그날은 왕처럼 대접받던 분위기. 그때 스타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친구 사이의 계급과 존재감을 보여주는 장치이기도 했습니다.

3. 스타는 문화였다 – 게임을 넘은 영향력

1998년 한국 정식 발매와 동시에 전국을 휩쓸며 450만 장 이상 판매. 정식 한글화, 더빙 음성, 그리고 무엇보다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배틀넷의 존재는 스타크래프트를 그 어떤 게임보다 강력한 콘텐츠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 프로게이머 문화의 시작 – 임요환, 기욤 패트리, 홍진호 등 레전드들의 탄생
  • PC방의 급속 성장 – 친구와 함께 게임을 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몰려드는 문화
  • 게임 해설 방송의 시작 – 온게임넷, MBC게임 등 e스포츠 채널의 출발점
  • 학교 반 대항전 – 같은 반 팀을 만들어 옆 반과 팀전하는 현상

“GG” “ㄳ” “ㅎㅇ” 같은 스타 전용 언어들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문화에 영향을 미쳤고, 이후 수많은 RTS 게임과 e스포츠 문화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4. 다시 돌아보는 ‘그때 그 게임’

그 시절, 컴퓨터를 배우러 간다고 했지만 사실은 스타 연습하러 갔던 우리. 교과서에는 관심 없지만, 테란 빌드오더는 줄줄 외웠고, 친구들과 4:4 팀전을 할 때만큼은 진지하고 뜨거웠던 순간들.

지금 보면 단순한 2D 게임이지만, 그 시절엔 정말 은하계의 대서사시였고, “나도 언젠가 임요환처럼 프로게이머가 될거야.” 라고 다짐했던 초등학생들의 꿈과 우정의 기억이었습니다.

5. 다음 편 예고 – ‘PC방이 곧 놀이터였던 시절’

스타크래프트가 불 붙인 게임 열풍은 PC방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합니다. 서든어택, 카트, 메이플… 학원보다, 집보다 더 많이 있었던 곳. “그때 그 게임 2부”에서는 대한민국 PC방의 황금기를 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