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소울(Dark Souls)》은 단순히 “어려운 게임”으로만 기억되곤 합니다. 하지만 그 고통스러운 난이도와 반복된 실패 속에는 삶과 죽음, 고통, 의미 찾기, 순환에 대한 철학이 깊이 숨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죽음의 반복’을 핵심 기제로 삼는 다크소울 시리즈를 통해 실존주의, 허무주의, 니힐리즘, 그리고 희망이라는 철학적 테마를 살펴봅니다.
1. 죽음을 전제로 하는 게임 디자인
다크소울은 플레이어가 ‘언데드(불사자)’가 되어, 죽음을 수없이 경험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게임입니다.
- 죽으면 소울(경험치)과 인간성(회복 자원)을 떨어뜨림
- 죽은 장소로 돌아가야만 회수 가능
- 중간 저장 없음. 죽으면 처음부터 다시
이 구조는 단순한 도전 과제가 아니라, “고통을 마주할 수밖에 없는 삶”을 은유하는 장치입니다.
📘 실존주의(Existentialism)와의 연결
- 장 폴 사르트르: 인간은 본질 없이 태어나고, 삶 속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
- 알베르 카뮈: 삶은 부조리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가 진정한 인간이다.
다크소울은 ‘정답’이나 ‘보상’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플레이어는 계속해서 불 속을 향해 나아갑니다. 이것이 바로 실존주의가 말하는 “자신의 의미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삶”이죠.
2. 세계관 자체가 철학이다 – 불과 어둠, 순환의 상징
다크소울의 세계에는 ‘불의 시대(Age of Fire)’와 ‘어둠의 시대(Age of Dark)’가 존재합니다.
- 불은 질서, 문명, 생명의 상징
- 어둠은 혼돈, 죽음, 인간성의 상징
플레이어는 결국 불을 지필 것인가, 어둠을 받아들일 것인가의 선택에 다다르게 되죠.
🔥 니체의 영원회귀(Eternal Recurrence)
- 모든 삶은 반복된다. 같은 삶을 수없이 반복해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가?
다크소울은 1, 2, 3편을 거치며 불을 계속해서 지피는 것이 옳은가, 아니면 순환을 끝내는 것이 옳은가를 묻습니다.
이는 곧 인간 삶의 본질적 질문: “고통이 반복되는 세상에서 의미란 무엇인가?”와 이어집니다.
3. 플레이어의 경험 자체가 철학적 메시지
다크소울을 하다 보면 수십 번 죽고, 좌절하고, 포기하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닫습니다:
“내가 죽는 걸 배우고 있다.”
- 패턴을 외우고 → 타이밍을 익히고 → 드디어 이겼을 때
- 죽음을 피하는 게 아니라, 죽음을 통해 학습하는 구조
이것은 단순한 게임 설계가 아니라, 삶의 방식을 전달하는 방법입니다.
🧠 카뮈의 ‘시지프 신화’ 다시 읽기
시지프는 매일 산 위로 바위를 굴려 올리지만, 결국 다시 굴러 내려옵니다. 카뮈는 말합니다: “그럼에도 그는 행복해야 한다.”
다크소울의 플레이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계속해서 실패하고, 실패하고, 또 실패하면서도 다시 일어납니다. 그 반복이 곧 삶의 의지입니다.
4. NPC들의 대사에 담긴 허무주의와 위로
게임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말합니다:
- “이 싸움에 의미가 있을까?”
- “모두 결국 허무로 돌아가지.”
- “하지만 아직 불은 남아있어.”
이들은 낙담하고, 미쳐가고, 끝없이 무너집니다. 하지만 동시에, 플레이어에게 작고 단단한 위로를 전하기도 하죠.
이 게임이 던지는 메시지는 아주 명확합니다:
“삶은 고통스럽다. 그럼에도 살아가야 한다.”
5. 결론 – 고통 속에서 스스로를 만든다
- 다크소울은 죽음을 강요하는 게임이지만, 동시에 삶을 가르치는 게임입니다.
- 실패와 고통 속에서 스스로 길을 찾는 방식은 철학적이고도 인간적입니다.
- 그렇기에 다크소울은 단순한 액션 RPG가 아닌, 실존 철학을 체험하는 예술작품이라 불립니다.
📢 다음 편 예고:
게임 속 철학 5부 – 페르소나 시리즈: 자아란 무엇인가? ‘가면’을 쓰고 싸우는 고등학생들. 페르소나 시리즈는 자아와 정체성, 인간 내면을 게임으로 표현한 철학적 RPG입니다. 다음 편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깊이 탐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