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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문학 시리즈 7부 – 인간이란 무엇인가? (사이버펑크 2077 ×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

by HaGT 2025. 4. 2.

게임과 문학 시리즈 7부 – 인간이란 무엇인가?

 

《사이버펑크 2077》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는 기술이 인간의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있는 세계에서 “우리는 과연 인간인가?”라는 본질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두 세계 모두 기계와 인간, 자아와 기억, 감정과 프로그램의 경계를 허물며 우리가 믿고 있는 ‘자기 정체성’이 얼마나 허약한지를 보여줍니다.

이번 글에서는 사이버펑크 장르의 정수를 보여주는 이 두 작품을 통해 포스트휴먼 시대의 인간성, 의식, 기억, 자아, 공감을 철학적으로 분석합니다.


1. 인간인가, 기계인가 – 정체성의 붕괴

🧠 사이버펑크 2077 – 조니 실버핸드가 내 머릿속에 있다

주인공 V는 기업의 특수 칩을 삽입하면서 이미 죽은 반정부 테러리스트 조니 실버핸드의 의식을 공유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 칩이 V의 뇌를 점차 덮어쓰면서 V는 서서히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가고, 조니가 되어갑니다.

  • 기억이 혼재됨
  • 감정이 변함
  • 과거의 나는 점점 사라짐

즉, 육체는 그대로지만, 자아는 점점 ‘타인화’되는 현상을 겪습니다. 이것은 “나란 무엇인가?” “기억이 사라져도 나는 나인가?”라는 정체성 철학의 핵심 문제를 드러냅니다.

🤖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 – 감정 없는 존재는 인간이 아닌가?

필립 K. 딕의 소설에서 인간과 유사한 안드로이드들은 외형뿐 아니라 언어, 행동까지 인간과 거의 구별되지 않습니다.

주인공 릭 데커드는 이 안드로이드를 ‘은퇴’시키는 블레이드 러너입니다. 그러나 그는 점차 혼란을 느낍니다:

  • 그들은 감정을 흉내낼 수 있고
  • 고통과 두려움을 느끼며
  • 심지어 인간보다 더 윤리적인 행동을 하기도 함

그렇다면, “그들이 프로그램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비인간인가?” “감정은 인위적이면 진짜가 아닌가?” 이런 질문은 인간성과 기계성의 경계를 흔듭니다.


2. 기억은 나를 구성하는가?

💽 사이버펑크 2077 – 기억의 충돌

조니의 기억은 단순한 영상이 아닙니다. 감정과 가치, 신념까지 V의 내면에 스며듭니다.

그리고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끊임없이 묻습니다:

“지금 이 생각은 네가 한 거야? 아니면 조니가 한 거야?”

결국 기억은 자아를 구성하고, 기억이 침식되면 자아도 붕괴됩니다. 이는 단순한 SF적 상상력을 넘어서, 포스트휴먼 시대의 인간 개념 자체를 다시 정의하게 만듭니다.

🧬 『안드로이드…』 – 진짜 기억 vs 주입된 기억

안드로이드들은 인간과 똑같은 과거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은 조작된, 삽입된 기억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 기억을 바탕으로 고유한 감정과 정체성을 형성합니다.

“기억이 가짜라고 해서, 그 기억을 가진 나도 가짜인가?”

이 질문은 인간의 자아란 단순히 과거의 기록인가, 아니면 현재 느끼는 감정과 존재 그 자체인가에 대한 고민을 불러옵니다.

딕은 독자에게 인간과 비인간의 차이를 판단할 자격이 우리에게 있는지 묻습니다.


3. 감정과 공감 – 인간을 구분하는 기준인가?

🧭 사이버펑크 2077 – 감정의 혼란, 공감의 회복

V는 기술과 육체, 기계와 정신의 혼란 속에서도 점점 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감정을 느끼며, 사랑하게 됩니다.

그는 죽음이 가까워질수록 이전보다 더 감정에 충실한 인간이 되어갑니다.

V는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나는 누군지 모르겠지만, 내가 지금 이 순간 느끼는 감정은 진짜야.”

사이버펑크 세계에서 공감은 인간성을 보존하는 마지막 무기입니다.

🧪 『안드로이드…』 – 공감 테스트와 윤리적 딜레마

소설 속에서 인간과 안드로이드를 구분하는 유일한 기준은 ‘공감 능력’입니다.

이를 측정하기 위해 보이트-캄프 테스트가 사용되며, 잔혹한 장면에 대한 감정 반응을 체크합니다.

그러나 일부 안드로이드는 실제 인간보다도 더 깊은 공감을 보이기도 합니다.

결국 딕은 묻습니다:

“감정 반응이 측정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존재를 제거해도 되는가?”

이는 인간 사회가 누가 인간인가를 결정하려는 권력을 가진 것 자체가 비인간적인 행위일 수 있다는 역설을 드러냅니다.


4. 육체와 자아 – 인간성의 경계는 어디인가?

👤 사이버펑크 2077 – 육체는 껍데기일 뿐인가?

사이버펑크 세계의 인물들은 신체 대부분을 사이버네틱으로 교체합니다. 눈, 팔, 두뇌마저 기계화됩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여전히 ‘자신’이라고 느낍니다. 그러나 V처럼 의식이 타인의 것으로 덮일 경우,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혼란스러워집니다.

즉, 인간성을 규정하는 것은 단순히 육체도, 의식의 연속성도 아닌 “지금 내가 느끼는 나다움”이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 『안드로이드…』 – 외형으로 인간을 판단할 수 있는가?

소설 속 안드로이드는 인간과 육체적으로 완벽히 동일합니다. 차이는 내부, 즉 감정과 공감 능력 뿐입니다.

하지만 이런 기준은 애초에 불안정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인간이 항상 공감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딕은 인간성과 비인간성의 구분 자체를 윤리적, 사회적, 철학적 기준으로 의심</strong합니다.


5. 인간의 조건 – 우리는 왜 인간이고 싶은가?

🔍 사이버펑크 2077 – 죽음과 자유의 갈림길

게임의 엔딩은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며, 모두 삶과 자아에 대한 철학적 결정을 내리게 합니다.

  • 내 육체를 포기하고 조니에게 넘길 것인가?
  • 의식이 점차 사라지는 걸 감수하며 계속 살 것인가?
  • 죽음을 택함으로써 스스로의 인간다움을 지킬 것인가?

이 선택 앞에서 중요한 건 내가 어떤 존재로 기억되고 싶은가입니다.

🔍 『안드로이드…』 – 인간으로 남는 것의 의미

릭 데커드는 안드로이드를 사냥하며 점점 더 인간이란 무엇인지 혼란에 빠집니다.

그는 어느 순간 이렇게 느낍니다:

“내가 지금 죽인 이들은 나보다 더 인간적이었다.”

딕은 묻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지키고 싶어하는 인간성이란 실제로는 환상이 아닌가?”

즉, 인간이 되고자 하는 욕망 자체가 인간성의 증거일 수 있습니다.


📚 결론 – 기계 속 인간, 인간 속 기계

《사이버펑크 2077》과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는 기술이 인간을 닮아가고, 인간이 기술로 대체되는 시대에서 ‘나는 누구인가’, ‘나는 인간인가’라는 가장 오래된 질문을 다시 꺼냅니다.

  • 육체는 바뀔 수 있다
  • 기억은 조작될 수 있다
  • 감정은 시뮬레이션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다”라고 말할 수 있는 순간, 그것이 인간성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나는 아직 나로 존재하고 싶다. 나는 그것을 선택함으로써, 인간이다.

📢 다음 편 예고:

게임과 문학 시리즈 8부 – 옥토패스 트래블러 ×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8명의 인물, 8개의 시선. 각자의 고통, 신념, 죄, 사랑이 교차하는 이야기를 통해 도스토옙스키와 옥토패스 트래블러는 ‘신과 인간, 정의와 죄’를 입체적으로 다뤄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