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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문학 시리즈 4부 – 정의가 사라진 시대의 인간 (레드 데드 리뎀션 2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by HaGT 2025. 4. 1.

게임과 문학 시리즈 4부 – 정의가 사라진 시대의 인간

 

《레드 데드 리뎀션 2》코맥 매카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서부 개척 시대의 말기와 그 이후를 배경으로, 도덕이 붕괴된 세상에서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묻는 작품입니다.

두 작품의 주인공인 아서 모건과 보안관 벨은 각자의 시대에서 도덕과 양심, 그리고 인간다움을 지키려 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마주하는 세계는 폭력과 무질서, 끝없는 상실로 가득합니다.

이 글에서는 《레데리2》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어떻게 정의, 질서, 인간성이라는 가치가 무너지는 세계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이야기하는지를 6,000자 이상으로 깊이 있게 분석합니다.


1. 무너지는 시대의 시작 – 남겨진 자들의 이야기

🤠 레드 데드 리뎀션 2 – 아서 모건, 구시대의 마지막 총잡이

레데리2는 1899년, 미국 서부 시대의 말기를 배경으로 합니다. 총과 말을 타고 강도질을 하던 무법자들이 점차 사라지고, 법과 자본이 지배하는 현대 사회가 도래합니다.

아서 모건은 다치 패밀리 갱단의 일원이자 총을 쏘고 도망치며 살아온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는 점차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스스로의 선택과 죄, 인간됨을 고민하게 됩니다.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벨 보안관, 시대에 뒤처진 도덕

코맥 매카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텍사스 국경을 배경으로, 무차별 살인을 벌이는 킬러 안톤 시거와 그를 추적하는 벨 보안관의 시선을 교차해 보여줍니다.

벨은 자신이 알고 있는 정의, 윤리, 책임이라는 가치가 이제 더 이상 세상에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나는 이 세상에 어울리지 않게 되었다.”

그는 더 이상 ‘사람을 이해하는 법’조차 자신이 모른다고 느낍니다. 이 말은 정의가 사라진 시대에 남겨진 사람의 무력함을 상징합니다.


2. 폭력의 얼굴 – 무질서 속에서 살아남기

🔫 레데리2 – 폭력에 물든 삶, 그 안의 선택

아서 모건은 갱단의 일원으로, 수많은 폭력을 저지릅니다. 강도, 살인, 협박... 그러나 그는 점점 변화합니다.

  • 결핵을 앓으며 죽음을 직면
  • 과거의 선택에 대한 죄책감
  • 존 마스턴과 아비게일을 구하며, 생을 걸고 희생

아서가 행한 폭력은 현실의 일부였지만, 그는 그것을 비판적으로 되돌아보며 ‘인간다움’을 회복하려는 선택을 합니다.

즉, 그는 폭력의 시대에서 폭력 그 자체가 아니라, 그 폭력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끝낼 것인가를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이해할 수 없는 악의 존재

소설 속 안톤 시거는 단순한 악당이 아닙니다. 그는 이해도 되지 않고, 설명도 되지 않는 ‘순수한 폭력’을 상징합니다.

  • 그는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이며, 동전을 던져 생사를 결정합니다.
  • 그에게 인간의 도덕, 공감, 규범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보안관 벨은 말합니다:

“난 이런 걸 상상할 수가 없었다. 이건 그냥… 악이다.”

이 폭력은 법이나 정의로는 통제할 수 없습니다. 이는 근대적 질서의 한계를 인정하게 하는 ‘신세계의 법칙’입니다.


3. 남겨진 도덕 – 사라지는 가치에 대한 집착

🧭 아서의 윤리 – 죽기 전, 인간으로서 남기 위한 선택

아서는 결핵이라는 병으로 인해 삶의 유한성을 깨닫고,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게 됩니다.

그는 처음엔 망설입니다. 자신이 과연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가? 하지만 그는 결국 선택합니다:

  • 존 마스턴의 가족을 지키고
  • 자신을 배신한 더치와 마주하고
  • 죽음을 향해 걸어갑니다

이는 단순한 희생이 아닙니다. 자신이 살아온 폭력의 시대를 끝내고, 그 안에서 마지막으로 인간다움을 증명하는 길입니다.

그는 말합니다:

“나는 나쁜 놈이었어.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게 살고 싶다.”

🧓 벨의 회고 – 나는 더 이상 이 나라의 보안관이 아니다

벨은 소설의 마지막에서 모든 사건이 끝난 후,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 자신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그저 예전의 세상이 그립다.”

그는 무능하거나 게으른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누구보다 책임감 있고 정의로운 사람이지만, 그의 도덕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시대에 놓여 있습니다.

벨은 사라진 시대를 붙잡고 있으나, 그가 추구한 정의는 이제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4. 시대의 변화와 인간의 자리는 어디인가?

🌍 레데리2 – 미국이라는 세계의 재편

게임의 배경인 1899년은 서부 시대가 끝나고, 철도와 산업, 정부의 질서가 확립되는 시기입니다.

  • 갱단은 설 자리를 잃고
  • 무법자는 ‘범죄자’가 되고
  • 자본과 정부는 모든 것을 규정합니다

아서 모건과 같은 인물은 이제 존재해서는 안 되는 존재입니다. 그의 생존은 역사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불가능합니다.

그는 사라져야만 하는 존재이며, 그래서 그의 죽음은 개인의 결말이 아니라 한 시대의 퇴장을 상징합니다.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현대 사회의 윤리적 공백

소설의 시대는 1980년대지만, 벨이 기억하는 ‘정의롭던 시대’는 이미 오래전입니다.

현대 사회는 점점 더 무감각하고 폭력적이며 비인간적이 되어갑니다. 사람들은 악에 무감하고, 법은 무력하며, 도덕은 사치처럼 여겨집니다.

이런 사회에서 정의로운 자는 도태되고, 이해할 수 없는 악이 자유롭게 활보합니다.

벨이 그 시대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퇴장하는 장면은 “도덕이 사라진 시대에 도덕적인 인간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5. 결말 – 죽음, 그리고 사라진 시대

🪦 아서 모건의 죽음 – 선택의 구원

게임에서 아서의 죽음은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러나 공통된 메시지는 그의 죽음이 하나의 구원이라는 점입니다.

그는 수많은 악행을 저질렀지만, 마지막에는 용서받을 수 없는 과거를 인정하고, 사람을 구하며, 스스로를 인간으로 되돌립니다.

아서의 죽음은 끝이 아니라 ‘이렇게 살 수도 있었다’는 삶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 벨의 퇴장 – 끝나지 않는 이야기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명확한 결말이 없습니다. 안톤 시거는 살아 있고, 법은 무력하며, 벨은 은퇴하고, 악은 여전히 세상에 존재합니다.

이 결말은 현대 사회가 끝없이 반복하는 도덕적 무관심을 보여줍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으며, 이제는 이해할 수 없는 세상만이 남아 있다는 비관적 현실.


📚 결론 – 인간다움은 끝났는가, 아니면 지켜야 하는가?

《레드 데드 리뎀션 2》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전혀 다른 시대, 다른 방식의 이야기지만 같은 본질을 묻습니다:

“정의와 도덕이 사라진 시대에도 인간답게 살아야 할 이유가 있는가?”
  • 아서 모건은 그 이유를 찾았고, 죽음을 통해 구원을 얻었습니다.
  • 벨 보안관은 그 이유를 잃었고, 조용히 물러났습니다.

두 사람의 선택은 달랐지만, 그들의 고뇌는 우리에게도 유효한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가? 그리고 그 안에서, 어떤 인간이고 싶은가?

📢 다음 편 예고:

게임과 문학 시리즈 5부 – 디스코 엘리시움 × 『이방인』
기억을 잃은 형사, 의미를 잃은 세계. 디스코 엘리시움과 카뮈의 『이방인』은 부조리한 세계에서 자아를 재구성하려는 실존적 여정을 보여줍니다. “나는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철학의 세계로 함께 가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