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 5》와 괴테의 『파우스트』는 각기 다른 시대와 매체를 통해 욕망, 권력, 정의, 구원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입니다.
사회 부조리에 맞서 싸우는 ‘정의의 괴도단’과 모든 지식을 얻기 위해 악마와 계약하는 학자 ‘파우스트’는 각자 다른 방식으로 세계를 바꾸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기 욕망과 도덕의 경계를 시험받게 됩니다.
이번 마지막 회에서는 두 작품이 어떻게 선과 악, 진리와 유혹, 이상과 타락을 풀어내는지 깊이 있는 구조 분석과 함께 정리합니다.
1. 출발점 – 세상의 불의와 진실을 보게 된 자들
🎭 페르소나 5 – 가면을 쓴 정의
주인공은 거짓된 범죄 누명을 쓰고 전학 온 고등학생입니다. 그는 사회의 악의 이면을 보게 되고, ‘페르소나’라는 힘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 속 궁전을 침입해 개심시킵니다.
괴도단은 말합니다:
"우리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존재한다. 가짜 권력자들의 가면을 벗기고, 진짜 정의를 보여주겠다."
하지만 이 정의는 순수한 이상주의가 아닙니다. 괴도단은 자기들만의 정의 기준을 가졌고, 그들이 개심시키는 대상은 때로는 사회 전체가 따르던 사람들입니다.
📖 『파우스트』 – 끝없는 진리를 향한 욕망
파우스트는 모든 학문을 섭렵한 지식인이지만, 세상과 자신에 대한 회의로 가득합니다.
"나는 모든 것을 알지만, 삶은 공허하고 진리는 멀다."
그는 지식으로도, 종교로도 구원받지 못하자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 계약을 맺고 모든 욕망과 경험을 추구합니다.
즉, 파우스트는 지적 욕망의 괴도이며, 그 역시 세상의 규범을 넘어 ‘자기 기준’으로 진실에 다가가려 합니다.
2. 계약 – 권력과 교환된 영혼
🃏 벨벳룸과 메피스토펠레스 – 당신은 누구와 계약했는가?
페르소나 5에서 주인공은 ‘벨벳 룸’에서 이노센트한 감옥의 죄수로 존재하며, 자신이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를 증명하는 여정을 시작합니다.
이 룸의 존재는 자아, 무의식, 내면의 신을 상징하며 “너는 진짜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계속 던집니다.
한편,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펠레스는 그의 욕망을 실현시키는 존재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그 계약의 대가는 영혼, 즉 존재 전체입니다.
"당신이 진정으로 만족하는 순간, 당신의 영혼은 나의 것이다."
두 작품 모두 초월적 존재와의 계약을 통해 더 큰 힘을 얻게 되지만, 그 힘의 방향성과 대가에 따라 그 결과는 정반대가 됩니다.
3. 욕망은 정의를 가릴 수 있는가?
💣 괴도단의 확장과 자만 – 정의가 오만이 될 때
괴도단은 점차 이름을 얻고 대중의 지지를 받으며 영향력이 커집니다.
하지만 그들은 다음 질문 앞에 선다:
- “우리가 바꾸는 것이 진짜 정의인가?”
- “사람들이 원한다고 해서 우리가 옳은가?”
그들은 권력을 향해 손을 뻗을수록, 정의를 빙자한 욕망에 빠질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이는 파우스트가 지식을 원하던 열망이 육욕, 권력, 실험, 타인의 파괴로까지 확장되는 구조와 겹칩니다.
🔥 파우스트의 욕망과 파멸 – 구원받을 수 없는 추락?
파우스트는 젊음, 사랑, 마법, 쾌락, 실험… 모든 경험을 얻고자 하며, 그 과정에서 순수한 여성 ‘그레트헨’을 파멸시킵니다.
그는 그녀를 유혹하고, 버리고, 그녀는 아이를 잃고 감옥에 갇힌 후 처형됩니다.
이 장면은 “진리를 위한 탐구가 타인을 죽일 수도 있다”는 비극적 아이러니를 보여줍니다.
괴도단이 심판의 대상이 아닌, 심판자가 되는 순간처럼 파우스트도 탐구자에서 파괴자로 전락합니다.
4. 자아와 구원 – 마지막에 남는 선택은?
🕊 페르소나 5 – 자아의 혁명, 진정한 자각
게임의 마지막에서 주인공은 전 인류의 무의식, ‘욕망의 신’을 무너뜨리는 선택을 합니다.
그는 벨벳 룸에서 자신이 스스로 이 세상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자각하고 외부의 신도, 체계도 아닌 “내가 믿는 나 자신”으로서 세상에 맞섭니다.
이는 ‘영혼을 담보로 계약했던 자’가 계약조차 초월하는 인간성의 승리를 상징합니다.
🕯 『파우스트』 – 절망 속에서 피어난 구원
괴테는 『파우스트』 2부에서 그를 지옥으로 끌고 가려는 메피스토펠레스와 그를 위해 기도하는 그레트헨의 영혼을 대치시킵니다.
결국, 파우스트는 스스로 만족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영혼을 잃지 않고 구원받습니다.
"영혼을 향한 끊임없는 추구, 그 자체가 인간의 신성이다."
괴테는 구원은 죄 없는 자에게가 아니라, 끝까지 싸우는 자, 자기 욕망을 성찰한 자에게 온다는 실존주의적 구원의 조건을 제시합니다.
5. 결말 – 당신은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페르소나 5》와 『파우스트』는 모두 삶의 조건을 넘어서고자 했던 존재들의 이야기입니다.
- 정의를 위한다는 이름으로 권력을 사용하고,
- 진리를 찾겠다는 이름으로 파괴를 선택하며,
- 그러나 끝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돌아옵니다.
두 작품은 말합니다:
힘은 구원이 아니다. 진정한 구원은 자기 자신과의 계약을 지킨 자에게만 온다.
그리고 마지막 질문을 남깁니다:
“당신은 무엇을 얻기 위해, 무엇을 포기할 수 있는가?”
📚 시리즈 최종 결론 – 인간, 그리고 선택
우리가 이 시리즈를 통해 돌아본 10편의 게임과 문학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인간의 선택, 고통, 죄, 구원, 신념을 이야기해왔습니다.
- 그 선택은 언제나 모호하고,
- 그 결과는 결코 완벽하지 않으며,
- 우리는 때로는 실패하고, 때로는 희망을 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여정 속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끝까지 나로 존재하기 위한 노력”입니다.
세상이 정의하지 못하는 인간. 그 인간을 우리는 이야기했고, 그 인간을 우리는 선택했습니다.
🎉 특별 감사
10편의 게임과 문학을 함께 걸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이 여정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질문의 시작입니다.
“게임과 문학은 다르지 않다. 둘 다 인간의 본질을 말하는 방식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