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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발걸음, 희생의 음악 – Shadow of the Colossus: The Opened Way

by HaGT 2025. 4. 10.

거인의 발걸음, 희생의 음악 – Shadow of the Colossus: The Opened Way

 

《Shadow of the Colossus》는 말이 적은 게임이다. 하지만 그 침묵 속에서 울리는 음악은 플레이어에게 정의인가, 죄악인가를 끊임없이 묻는다.

그중에서도 전투 테마곡 “The Opened Way”는 단순한 전투음악이 아닌, 심판과 경외, 감정의 절정을 유도하는 감정 드라이버다.

이번 글에서는 이 곡이 어떻게 게임의 구조와 도덕성을 흔들며 플레이어를 ‘승리’가 아닌 ‘책임’으로 이끄는지 음악적으로 해석한다.


1. The Opened Way – 거인을 맞이하는 음악

🎭 곡이 울리는 순간

《Shadow of the Colossus》는 광활한 대지와 말 한 마리만 있는, 지극히 고요한 세계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거대한 콜로서스를 발견하고, 그 몸을 기어오르며 약점을 찾는 순간, 突如 터져 나오는 전투 테마곡, “The Opened Way”.

이 곡은 단순히 '싸워라!'라고 외치는 곡이 아니다. “지금 너는 경계를 넘었다”는 신호다.


2. 음악 구조 분석 – 장대한 구성을 따라가는 감정의 흐름

🎼 기본 정보

  • 작곡: 고 오타니 (Kow Otani)
  • 조성: A Minor
  • 템포: 빠르지만 느껴지는 웅장함 (♩= 120~130)
  • 구성: 도입부 – 상승부 – 클라이맥스 – 페이드

📐 구간별 구성 해석

- 인트로 (0:00 ~ 0:18) 낮은 금관과 팀파니, 불안과 위기감 암시 → “넌 이제 시작했다”는 경고 - 전개부 (0:18 ~ 0:40) 스트링과 트럼펫이 주 멜로디를 연주 → 명확한 목적,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느낌 → 거인의 약점을 발견했을 때의 감정 - 클라이맥스 (0:40 ~ 1:15) 풀 오케스트라 + 상승 리듬 반복 → “내가 해냈다!”는 순간과 맞물리는 극대치 감정 → 단, 너무 찬란하지 않음 → 의도된 절제 - 페이드 (1:15 ~) 강렬한 타악기 위에 멜로디가 사라지며 → 전투의 끝이 아닌, 무언가 끝나버린 느낌 강조

💡 음악적 특징 요약

| 요소 | 설명 | |------|------| | 코드 | Am – Dm – E – G – C 등, 고전적이면서 긴장 유발 | | 리듬 | 전통적 4/4이지만 빠르게 몰아치는 팀파니와 브라스 | | 오케스트레이션 | 금관 중심 → 스트링 결합 → 코러스 없음 (인간성 최소화) |

이 구성은 플레이어에게 “이 전투는 장엄하지만, 반드시 기뻐해야 할 일은 아니다”라는 복합 감정을 남긴다.


3. 감정의 설계 – ‘웅장함’과 ‘죄책감’의 교차

🎯 플레이어 감정 흐름

  • 처음엔 경외 – “이게… 보스?”
  • 음악이 울리며 고조 – “내가 이걸 해낼 수 있나?”
  • 약점을 찌를 때 – “됐다!” → 곡의 클라이맥스
  • 거인이 쓰러질 때 – 음악은 잦아들고, 침묵이 온다

이 흐름은 승리 → 슬픔 → 죄책감으로 이어진다.

📌 디자인 포인트

| 요소 | 기능 | |------|------| | 클라이맥스 음악 | 쾌감과 카타르시스를 유도 | | 급작스러운 정적 | 심리적 공백, 반성 유도 | | 음악 – 영상 싱크 | 약점 공격과 함께 음악이 정점 도달 → 감정 동기화 유도 |

즉, 음악은 승리를 더 강하게 만든 다음, 그 승리에 찬물을 끼얹는다.


4. 도덕적 기만과 음악의 역설

《Shadow of the Colossus》는 명확한 악당도, 구체적인 설명도 없다.

오직 플레이어와 죽여야 할 ‘콜로서스’만 존재한다. 하지만 음악은 말한다:

“정말 이들이 적인가?” “왜 나는 이런 기분이 드는가?”

🎼 음악으로 말하는 도덕

- 곡은 웅장하지만 슬프고, - 리듬은 영웅적이지만 무겁고, - 결과는 쾌감보다 공허감이 남는다.

이것이 고 오타니의 음악이 단순한 OST를 넘어서 도덕적 심리 설계 장치로 작동하는 이유다.


5. 작곡가의 철학 – “음악이 말하게 하라”

고 오타니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 곡이 플레이어에게 '승리했다'가 아니라 '그 순간 무엇을 느꼈는가'를 묻는 역할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실제로 OST 전체에 보컬이 없다는 점은, 음악이 말하는 대신 플레이어가 스스로 감정을 채워넣도록 여백을 남기기 위함이다.

그 결과 ‘The Opened Way’는 게임 음악 중 드물게 도덕적 공명을 유도하는 전투 음악이 된다.


📚 결론 – 당신이 느낀 그 감정이, 정답이다

《Shadow of the Colossus》는 설명하지 않는다. 하지만 음악은 묻는다.

“정말 이건 승리였나요?”

‘The Opened Way’는 거대한 거인을 쓰러뜨릴 때의 **감정, 충돌, 경외, 후회** 그 모든 것을 음악 하나에 담았다.

그리고 그 음악이 사라진 자리엔, 당신의 침묵이 남는다. 그것이 이 게임의 진짜 엔딩이다.

🎧 다음 편 예고:

8부 – Life is Strange: Spanish Sahara – 청춘과 후회, 선택의 발라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다시 그 순간을 바꿀 수 있을까?
다음 편에서는 청춘의 결정적 순간에 흐른 음악을 통해 선택의 무게를 함께 느껴봅니다.